한창 바쁘실 시기인데 수험생 하나 하나 답변해 주시는 모습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우선 저는 사설을 제외한 국어 시험에서 평균적으로 92~96정도의 성적을 받습니다.(1등급과 2등급 비율이 1:1정도입니다.)
(올해 6평,9평은 각각 94점입니다.)
보통 2~3개 많게는 4개까지도 틀리는데 만점이 안나오는 이유가
저는 '선지 파악 시 생각을 과도하게 깊게해서 틀리거나 시간을 낭비해서' 라고 보고 있습니다.
근데 이 깊게 한다는게 '깊게 안해야지'한다고 해서 안해지는게 아니고 근본적으로 제 생각의 체계가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아래 밑줄 친 부분은 바쁘시다면 스킵한 후 답변 해 주세요
이걸 글로 설명하기 조금 힘든데 예를들어 올해 6평 비문학 지문(작가주의 관련 지문) 18번 문제 5번 선지에서 과도하게 시간을 허비한 경험이 있습니다.
5번 선지 내용이 '할리우드에서는 제작의 효율성을 위해 제작 인력들 간의 역할과 임무를 구분하였다.'인데
지문에 '할리우드에서는~제작 인력들이 능률을 높일 수 있는 표준화, 분업화한 방식으로 영화를 제작했다.'라고 나와 있어서
그냥 단순히 사실적 사고에만 입각해서 풀었다면 바로 제껴질 아주 쉬운 선지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문의 내용을 놓친 것도 아닌데 이 선지에 엄청 고민했습니다.
왜냐하면 지문에서 위 문장 바로 이어질 문장 때문입니다.
' 이에 따라 재정과 행정의 총괄자인 제작자가 감독의 작업 과정에도 관여하게 되었고,~'
저는 지문의 이 문장에서 '재정과 행정의 총괄자인'을 못보고 제작자와 감독간의 범주 판단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5번 선지에서 '제작 인력 간에 역할과 임무를 구분하였다.'는 위 문장에서 빨간색 부분 없이 초록색 부분만 본다면 지문 내용과 모순되기 때문에 오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만약 제작자의 범주에 감독이 포함된다면 제작자가 감독(제작 인력 중 하나)에 관여한다는 말은 분업했다는 말과 양립 불가능하므로 선지 5번은 지문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게 됩니다. (저는 상식적으로 감독도 제작자의 범주에 속할 수 있다고 생각 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되면 지문의 내용끼리 모순이 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므로 감독은 제작자의 범주에 속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합니다.
이런 식으로 저는 시험 때 마다 저만의 이상한 논리 속에서 헛짓거리를 합니다.
저는 국어를 감으로 푸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답을 틀려도 저만의 논리 체계 속에서 틀립니다.
그래서 답을보고 해설을 봐도 오랫동안 저만의 논리에 갇혀 왜 제가 선택한 선지가 답이 될 수 없는지 납득을 못하는 편입니다.
저도 제가 하는 짓을 보면 병신 같아서 자책감이 드는데
이건 문제 푸는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고 생각 그 자체기 때문에 바꿀 수도 없고.. 참 답답합니다.
제가 이 문제 때문에 많은 선생님과 인터넷 강사에게 질문을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지문에 근거해서 생각해라, 상식 수준에서 생각해라'라는 수준의 답변 뿐이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지문에 근거해서 풀고, 제 상식이 그러한데 어떻할 말입니까..)
솔직히 이 문제를 해결이나 할 수 있을지 의심이 매우 크지만 (논리를 정말 체계적으로 공부한다면 모를까 )
배인호 선생님이라면 어떨까 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질문 드립니다.